호쾌한 드라이브는 갤러리를 즐겁게 하지만 퍼팅은 상금을 약속한다. 프로 골퍼는 그래서 퍼팅이 생명이다. 그러나 아마추어는 퍼팅을 다소 가볍게 보는 경향이 있다. 

아마추어 입장에서 보면 프로와 가장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퍼팅이라고 하지만 프로 입장에서 보면 아마추어와 가장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이 퍼팅이라고 한다.

90대 스코어는 드라이버만 어느 정도 치면 충분히 이룰 수 있고, 80대 스코어는 어프로치만 잘해도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70대를 치려면 퍼팅을 잘하지 않고는 절대 어림없다.

2012년 LPGA 나비스코 대회에서 김인경 선수가 마지막 18홀 30cm 퍼팅을 못 넣어 우승을 놓친 아쉬운 장면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아무리 심리적인 압박이 큰 상황 이였다지만 아마추어 골퍼들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또한 TV 중계방송을 보면서 프로 선수들이 종종 짧은 거리의 쉬운 퍼팅을 놓치는 것을 보면 프로들의 퍼팅 실력도 자신과 별반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KPGA, KLPGA 경기위원을 역임한 필자가 대회용 그린과 핀 포지션을 세팅해 본 경험으로는 남자 프로대회의 그린 스피드를 스팀프 미터기로 측정해보면 통상 12피트이상 (3.5m) 그리고 여자프로 대회는 11피트(3m) 안팎이다. 게다가 그린강도 역시 매우 단단하게 만들어 스핀이 잘 걸리지 않는다. 핀 위치까지 상당히 가혹하게 세팅을 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어려움이 많다.

이 정도 그린 스피드에서 아마추어 골퍼들이 퍼팅을 한다면 얼마나 빠르다는 느낌이 들까?

평소 골프장에서 라운드 할 때 같은 힘으로 보내는 거리보다 2배는 더 멀리 간다고 보면 맞다. 심지어 내리막인 경우 3배나 더 멀리 가는 느낌이 들 정도다.  한마디로 안방이나 거실 장판 위에서 퍼팅을 한다고 상상을 하면 다소 이해가 될 것이다.

짧은 퍼팅도 홀 컵에 넣지 못하는 순간 좌우로 좍좍 길게 찢어지는 느낌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지 모르겠다. 치는 게 아니라 살짝 건드리기만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므로 통상 오케이 거리에 해당하는 짧은 거리라도 신중하게 퍼팅을 하지 않으면 실패했을 때 마음의 상처가 더욱 크다.

퍼팅을 아무리 잘 해보려고 해도 늘지 않는 부류의 골퍼는 누구일까? 바로 성격이 급한 사람과 게으른 사람들이다. 그럼 그 차이란 무엇일까?

경기 중인 프로들의 예를 들어보자, 퍼팅을 할 때 그린에 놓여 있는 공이란 오직 퍼팅 하는 선수 것뿐이다. 그러나 아마추어들끼리 퍼팅을 할 때 보면 그린에 공이 4개가 다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자신의 차례가 멀었는데도 불구하고 급한 마음에 미리부터 퍼팅 라이를 맞추어 놓느라고 바쁘다.  앞뒤 좌우 대칭으로 그린 라이를 살펴보는 아마추어는 거의 없다.

한마디로 부지런히 살펴 보기 귀찮고 게으름 때문에 대충 파악하고 바쁜 캐디가 말해주는 경사도와 방향에 의존하는 버릇이 있다.  그러면서도 급하기로는 한 성격을 한다.

골프 룰에 퍼팅은 홀 컵으로부터 가장 먼 곳에 있는 사람부터 하게 되 있는데 성질 급한 마음에 먼저 하려고 서두르는 것이 대다수이다 .또한 더 먼 곳에 있는 동반자의 퍼팅 차례 우선권이 있는 사람의 양해도 구하지 않는 바람직하지 않는 매너까지 발휘하면서….

종종 아마추어 골퍼들과 라운드를 하다 보면 그린에 와서 모두 다 먼저 퍼팅하고 싶어 좌불안석이다. 먼 곳에 있는 순서대로 퍼팅을 해야 하는데 자기 순서까지 참고 기다리는 인내심이 거의 없다.

이러한 골퍼들이 급한 마음에 라이도 대충 보며 퍼팅을 한 공이 홀 컵에 들어가지 않거나 홀컵 근처 기브 거리까지 보내는데 실패하면 몹시 아쉬워하고 애석해하며 심지어 화까지 낸다.

평소 연습장에 수없이 드나들면서도 퍼팅장 가서 퍼팅 연습 한번 해본 적이 없는 골퍼가 뭐 그리 애석해하고 화를 내는 것인지 마치 로또 복권을 사고 당첨되지 않았다고 화를 내는 것과 무엇이 다를 것인가?

캐디들이 가장 선호하며 고수로 인정하는 사람은 공만 닦아 달라고 주문 하는 골퍼이다. 퍼팅 경사와 라이를 캐디에게 참고로 물어만 보고 스스로 판단하여 퍼팅을 하는 골퍼를 말한다.

라운드 할 때마다 도우미가 다 다르니 퍼팅 라이 보는 실력도 경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상급 캐디를 배정 받는 일은 특별한 행운이다. 매번 캐디가 그린에서 공을 놓아준다면 본인의 퍼팅 라이 보는 실력은 언제 늘 것인가, 이 또한 게으름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자, 그럼 퍼팅 시 최소한 두 가지만 명심하자. 

첫째, 자기 퍼팅 순서가 올 때까지 공을 그린에 놓지 말고 타인의 퍼팅을 관찰하며 인내심을 가지고 참고 기다려보자.

둘째, 더 이상 캐디에게 공을 놓아 치는 의존심을 버리고 부지런히 앞뒤 좌우를 살피며 스스로 퍼팅 라이를 판단해 퍼팅을 하는 부지런을 떨어보자.

돈으로 살수 있는 골프 실력은 골프채뿐이다.

 
[글= 최영수 ㈜야디지코리아 회장 / 정리= 이뉴스투데이 엄정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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