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깨우친 득도가 저녁에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것이 골프의 스코어라는 말이 있다.

10월말 대회 공식파트너인 중국 거래 업체의 초청을 받아 상해에서 개최하는 BMW 마스터스 유럽피언 투어대회 관전 차 다녀왔다. 상금 규모 700만 달러 대회로 장소만 중국이지 실제로는 유럽 어느 국가에서 개최하는 메이저급 대회 규모로 부대 갤러리 행사 등은 중국 골프인구 대비 국내 남녀, 프로골프대회와 비교가 안될 만큼 상당한 대형 규모로 치러져 향후 중국 골프시장에 대한 장밋빛 비전과 저변 확대의 한 면을 보게 됐다.

대회 기간 중 유독 한 선수 만이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프랑스 알렉산더 레브(Alexander LEVY) 선수였다. 1라운드 65타(-7), 2R 66타(-6), 3R 63타(-9) 등 3일 동안 무려 22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했다.  최종 전 마지막을 동 타로 마감한 Ross FISHER 선수의 3라운드 성적은 11 언더파였으며. 그 외 다른 차 순위 경쟁자 Marcel SIEM의 스코어는 17언더파.

누구나 예견했다. 여러 명의 유명선수들끼리 박빙의 승부를 기대했지만 3라운드까지의 성적으로 볼 때 압도적인 스코어 격차로 매우 싱거운 게임 속에 예상했던 우승자가 탄생할 것이라고

그러나 골프는 마지막 장갑을 벗어 봐야 끝이 난다는 말이 있다.

작년 부진과 달리 상승세를 타며 올해 2번이나 우승을 경험한 LEVY선수는 또다시 우승을 할 수 있는 천우신조 찬스를 무거운 중압감에 못 이겨 3일 동안 신들린 듯한 샷감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허망하게 무너져 4라운드 78타 +6오버파를 치며 다른 두 선수와 함께 연장전에 들어갔다.

한 타만 덜 잘못 쳤어도 우승인데 하는 아쉬움은 결국 마지막 날 5언더파를 몰아친 Mercel SIEM에게 거저 주다시피 하며 무릎을 끓었다. 그 훌륭하고 완벽에 가까운 스윙이 하룻밤새 다 망가질리 없는데 갑자기 극도로 부진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결과를 미리 내다보니 쫏기는 마음이 되어 초반의 한두 번의 실수가 점점 부정적인 생각으로 변하기 시작하며 어느 순간부터 지난 홀의 아쉬움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아 서서히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게 된다. 결국 자신감을 잃으며 공황상태에 이르며 무너지는 시합을 하게 되였다.

직업이 프로골퍼인 최정상급 선수조차도 심리적 압박감과 자신감이 떨어지면 쉽게 무너지는데 우리 아마추어들의 골프 심리 수준은 더 말해서 무얼 하겠는가?.

전반 9홀에 신들린 듯 잘 맞아 자신의 핸디보다 오버 페이스를 하다 후반에 처참하게 무너지는 경우, 전반에는 긴장감에 또는 본때를 보여주려 하다가 스스로 자멸하고, 후반에는 자포자기하며 마음을 비운 무심의 샷이 전반보다 10타나 적게 치며 결국 자기 핸디를 치는 경우 등등 골프장에는 구석구석 심지어 카트 도로에서까지도 솟아나오는 것이 핸디캡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버디를 한 다음 홀에 여지없이 버디 값을 한다고 하는 만큼 그 다음 홀에 부진한 스코어 라운드 첫 홀부터 버디를 하게 되면 들뜬 마음으로 시작하다 결국에는 자신의 핸디보다 못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렇다면 없는 자신감을 어디서 불러올 것이며 아니면 어떻게 자신감을 만들어 낼 것인가.

자신감이 생기는 약이라도 있으면 복용을 하고 라운드 나가볼 터인데. 자신감을 높이거나 자신감을 잃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동반자들에게 있다. 한 사람이라도 장타자가 있으면 다 같이 멀리 보내려다 연속 OB를 내고 무너지는 경우다.

또한 동반자 중 한 사람이 '그분'이 오신 듯 날아다니며 샷마다 핀에 붙고 퍼팅마다 쏙쏙 들어간다면 체면상 축하 하이파이브를 해주지만 마음속으로는 여간 속이 쓰린 것이 아니다.

항상 동급 연식에 동급 성능 호각지세라고 생각하는 그가 오늘따라 먼 나라에서 오신 지존 같아 보이니. 홀이 지날수록 상대적 빈곤감으로 시작해 자신감마저 잃게 돼 라운드 끝나고 뒤풀이까지 무용담을 들어 줘야 하는, 아주 많이 구겨진 일진이 될 것이다.

앞으로 같이 라운드 할 때마다 나쁜 기억이 계속 현실로 또 다시 일어날까 걱정도 된다.

또 다른 경우는 절대 호적수 동반자가 왕창 무너지는 날이면 왜 그리 신명이 나는지 받아놓은 밥상처럼 속으로 콧노래가 절로 나오며 긴장감이 풀어진다. 겉으로는 없는 이유까지 만들며 거들어주고 대변하고 위로 하지만, 속으로는 쾌재를 부르고 대놓고 웃지 못하지만 먼산과 앞에 보이는 소나무를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홀마다 못 쳐도 이기는 승패이니 절로 춤이 나오고 부담 없이 플레이를 하니 공은 또 왜이리 딱딱 잘 맞는지 평소보다 훨씬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아주 일진이 좋은 날이다. 이게 바로 자신감이다.  스스로 못 만들면 동반자가 다 만들어준다.

그러나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그리고 우정의 OB샷이나 기대하는 골프라면 언제라도 반전이 되어 본인의 모습을 보는 거울이 되니 즐거워야 하는 골프 가는 날이면 항상 불안한 긴장감에 떨어야 하는 고달픈 골프를 해야 하는 것일까

방법은 오로지 딱 하나뿐이다.  바로 가급적 최대한 시간을 내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다. 이것만이 필드에서 일어날수 있는 불상사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비결이다.

골프는 좋은 스윙이든 안 좋은 스윙이든 많이 연습하는 것이 타점을 높일 수 있는 최상의 지름길이다. 긴장감이 도는 불편한 압박감 속에서도 본능적으로 무의식적인 굿샷이 저절로 나올 수 있는 비결은 얼마나 자주 연습장에서 많은 공을 때려보았느냐에 결정되기 때문이다.

어느 아마추어가 어프로치샷이 너무 안된다고 심각하게 고민을 토로하며 해결방법을 부탁하기에 연습장에서 아이언 샷 연습시간을 좀 더 많이 늘리라고 조언을 했다.

그는 매우 의아해하며 아니 어프로치샷을 잘하는 비결을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더니 왠 아이언샷 연습이라니? 하는 표정이다.

당연하지 않는가 아이언 샷을 잘하면 온 그린 시킬 수 있는 확률이 높으니 그만큼 어프로치 샷 할 일이 적어지고 난조도 줄어들 테니….

이래저래 골프는 고정관념과 상식을 넘어서는 상상력이 풍부하고 창의력이 좋아야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운동이다.

 
[글= 최영수 ㈜야디지코리아 회장 / 정리= 이뉴스투데이 엄정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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