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전아영 기자] 사람마다 아름다움의 기준은 다르다. 어떤 사람에게는 화려한 외모가 아름다움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열심히 일하는 열정이 아름다움이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고운 심성이 아름다움으로 비칠 수 있다. 김포에 한 노인 요양원에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 있다. 아름다운 선율이 울려퍼지는 이곳에서 그들은 어르신과 함께 노래를 부른다. 익숙한 멜로디가 들리면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어르신도 곧잘 흥얼거리며 즐거워하기 때문이다. 어르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는 이 곳 아름다운집 사람들은 ‘진심’과 ‘섬김’이 아름답다.

▲ 아름다운집

“어르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사회복지법인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사회사업유지재단 노인요양시설 아름다운집 정일웅 원장은 올해로 마흔하나, 아름다운집에서 어르신을 모신지 10년째다. 신혼 초부터 어르신을 모시는 일에 힘썼던 정 원장은 “그 때 사실 참 힘들었다”고 말한다.

▲ 정일웅 원장

“10년 전에는 지금보다 환경이 무척 열악했어요. 그 땐 장기요양보호법이 시행되기 전이라 정부지원도 없었기 때문에 재정적으로도 힘들었죠. 일은 많은데 사람이 적으니 몸은 고되고... 그런데 제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어르신을 좀 더 잘 돌봐드리지 못 했던 거예요. 나이도 어렸고 경험도 적었던 제가 이곳에서 어르신들에게 도대체 뭘 해드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자신이 없었거든요”

정일웅 원장이 말하는 지난 10년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고된 시간이었지만 그의 10년은 그 어떤 시간보다 값진 시간이었다. 현재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도입하겠다는 ‘복지’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현장 전문가라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요양원에서 어르신을 모시는 실무를 오랜 시간 직접 경험하고 앉은 원장이라는 자리가 그에겐 더욱 특별하다.

“사실 요양원 직원이었을 때와 지금 원장 자리에서 느끼는 어려움이 달라요. 어르신을 모시는 데에 있어 직원이었을 때는 혼자 열심히 해도 됐지만 원장은 저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모두 잘 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해요”

정 원장은 아름다운집은 자신이 아닌 직원들이 함께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아름다운집에서 함께 일 할 사람들을 구할 때 신중하게 여기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바로 ‘아름다운집에서 일 하는 목적’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 서울신학대학교를 은퇴한 정정숙 교수가 매주 목요일 아름다운집에서 진행하는 음악교실

 

▲ 서울신학대학교를 은퇴한 정정숙 교수가 매주 목요일 아름다운집에서 진행하는 음악교실

아무도 보는 이 없을 때, 그 때 난 누구인가

정일웅 원장은 아름다운집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왜 여기서 일을 하는가’를 되새기는 것을 강조한다. 그는 요양원에서 하는 일을 만만하게 본다거나,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하려는 사람들과는 함께 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직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말 중 하나가 “아무도 보는 이 없을 때 그 때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봐라”는 말이다. 즉, 인지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이 없는 어르신을 돌보는 사람은 남의 눈을 의식해서 ‘척’하는 것이 아닌 진심을 담아 어르신을 섬겨야 한다는 말이다.

요양원에 대한 인식이 안 좋은 이유는 어르신을 모시는 사람들에 대한 불안 때문이기도 하다. 보호자가 24시간 부모 곁에 있을 수가 없어서 선택한 것이 요양원인데 부모가 잘 계시는지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대해 정 원장은 “정책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노인문제가 심각하지만 당장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마땅치 않다. 어르신의 행복한 노후를 위해 가장 가까이 있는 우리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어르신을 모시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당부의 말을 전했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세요. 마음이 따뜻해야 우리도, 어르신도 힘들지 않아요. 따뜻한 마음은 어르신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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