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산업팀] 제일모직이 18일 상장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 승계 자금마련과 지배권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 부회장이 48억원에 확보한 주식의 시장가치는 3조원을 넘어섰고, 삼성의 실질적 지주회사이자 자신이 최대주주인 제일모직을 통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확실히 올라섰다.

18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제일모직은 10만60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 가격을 이 부회장의 보유주식 3136만 9500주(23.24%)에 적용할 경우 약 3조3252억원이 된다.

이는 이 부회장이 지난 1996년 제일모직(당시 에버랜드) 지분 31.9%에 해당하는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데 들어간 자금 48억원의 약692배에 달한다.

당시 제일모직은 삼성 계열사들을 상대로 CB를 발행했지만 계열사들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이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등 이건희 회장의 자녀들에게 인수권이 넘어갔다.

이 부회장은 당시 제일모직 CB를 주당 7700원에 사들였는데, 당시 인수가를 18일 시초가와 비교하면 주당 약 14배의 상장차익을 거둔 셈이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이 거둔 차익도 만만치 않다. 두 사람은 각각 1045만6450주(7.75%)씩의 제일모직 지분을 보유중인데, 18일 시초가 10만6000원 기준으로 할 경우 각자 1조1084억원어치의 주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3남매가 나눠가진 제일모직 주식은 총 5228만2400주(38.74%)로, 18일 시초가 기준 지분가치는 5조 5419억원에 이른다.

이 부회장이 얻은 것은 막대한 상장차익 뿐만이 아니다. 그는 제일모직을 통해 사실상 삼성그룹 전체의 지배권을 거머쥐게 됐다.

삼성그룹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와 삼성카드를 통해 다른 계열사들을 거느리는 형태의 지배구조를 띠고 있는데, 제일모직은 삼성생명 주식 19.34%를 보유한 2대주주다. 삼성생명 최대주주는 20.76%를 갖고 있는 이건희 삼성회장이다.

결국 제일모직 주식을 확보한 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만 넘겨받으면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다.

이미 제일모직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이 부회장으로서는 상장차익을 활용해 삼성생명의 지분을 확보하는 절차만 남겨둔 상태다.

재계는 삼성생명의 주식의경우 이건희 회장이 건강을 회복중인 만큼 이 부회장이 향후 절차를 서두르기 보다는 사업구조 재편 등 다른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제일모직 상장으로 삼성그룹 승계를 위한 굵직한 밑그림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동안은 계열사 합병과 매각, 신사업 발굴 등 이재용 시대의 삼성을 만드는 일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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