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진석 (사)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이사장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이하 공제조합)은  포장재 재활용을 선도적으로 이끄는 주인공이다. 포장재 생산자와 재활용사업자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며 자원순환 사회 구축을 위한 국가적 과제의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공제조합은 공익법인으로 재출범된 지 만 1년이 됐다. 올해 초 공제조합 수장으로 선임된 김진석 이사장을 서울 양재동 집무실에서 만나 사업방향과 포부를 들어보았다.

■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에서는 어떤 업무를 하나요?
-공제조합은 2003년부터 도입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에 따라 제품과 포장재의 제조·수입·판매 사업자의 포장재 재활용 의무를 대행하는 업무를 수행합니다. 공제조합에서 하는 일은 크게 ▲재활용의무생산자의 회수·재활용의무 대행 및 분담금 징수 ▲포장재 재질 구조개선 평가제도 운영 △재활용 의무이행 인증 사업 ▲유통지원센터 등 관련 기관과의 공동 홍보사업 추진 등의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취임 첫 해다. 올해 중점 사업과 추진전략은 무엇이 있나요?
-올해 공제조합은 포장재의 회수·재활용을 촉진해 환경보전과 경제발전, 국민복지를 향상시킨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에 따라 자원순환사회를 선도하는 기관으로서 공제회원사에 대한 회수·재활용 이행의무 완수를 위한 지원과 다각적인 협력방안도 마련해서 추진하게 됩니다. 또한 공익사업의 성공적인 정착과 함께 공제조합의 발전기반을 다지기 위해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자원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 개선돼야 할 점은 무엇인지요?
-아직도 생활폐기물 가운데 재활용이 가능한 폐자원 수거율은 42%에 머물고 있는 실정입니다. 생활 폐자원의 수거가 미흡하다는 것은 아직도 폐기물의 매립·소각량 많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환경오염을 가중시키고 원료부족 문제로도 이어집니다.

국민들의 협조로 생활쓰레기에 대한 분리 수거 인식이 크게 바뀐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수거된 폐자원을 자원으로 활용하기엔 부족한 측면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이물질이 들어있는 빈병이나 종이팩의 경우 재활용을 하기까지 비용과 품이 많이 들어가게 됩니다.

제품의 생산과 유통, 소비에 이르기까지 제품의 전 생애를 자원으로 순환시키기 위해서 중간 걸림돌을 제거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봅니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가 도입돼 시행 중이다. 도입배경을 간단히 설명한다면?
-종전의 생산자들은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시점까지만 책임을 지고, 사용 후 발생되는 폐기물은 소비자의 책임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용되고 난 후 발생되는 폐기물에 대해서 재활용 또는 회수하는 것까지 생산자의 책임으로 범위를 확대한 제도가 EPR(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입니다.

폐기물 재활용에 대한 의무는 생산자에게 있지만, 생산자에게 수거부터 재활용 전 과정을 직접 책임지라는 것은 아닙니다. 소비자·지자체·생산자ㆍ정부가 역할을 분담하는 체계로 제품의 설계나 포장재의 선택 등에서 결정권이 있는 생산자가 재활용 체계의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 것입니다.

■외국의 사례와 국내 시행은 몇 년이나 됐는지요?
-EPR제도는 독일, 프랑스, 영국,체코, 헝가리 등 대부분 유럽 국가를 비롯, 일본,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브라질, 페루 등 남미까지 시행되고 있으며 점점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우리나라는 새로운 개념의 제도가 아니라, 이미 생산자 책임 원칙에 따라 1992년부터 운영해 오던 예치금제도를 보완해서 2003년부터 시행하게 됐습니다. 올해로 시행 12년째를 맞은 셈입니다.

■제도 도입에 따른 성과라면 어떤 점을 들 수 있는지요?
-2003년 금속캔 타이어 등 생활 속 폐기물의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제도가 처음 시행된 후 재활용량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제도 도입전인 2002년 93억8000톤에 불과하던 재활용량이 2011년 기준 153억3000톤으로 늘어 재활용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재활용량 달성 위주의 양적 목표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지만 상대적으로 고부가 가치 재활용품 생산이나 기술개발 등에는 소홀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와 달리 선진 외국의 재활용 산업은 급속히 진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재활용산업 발전을 위한 기술 개발 등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의무인증제도가 있다. 어떤 방식으로 시행되는 건가요?
-의무생산자가 제품이나 포장재 폐기물 전부를 회수·재활용하거나 이에 대해 분담금으로 완납할 경우, 재활용의무이행을 충실히 했다는 인증을 해주는 제도입니다. 이를 위해 관계전문가, 사회단체, 관계기관 등으로 구성된 재활용의무이행 인증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게 됩니다. 내실 있는 인증제도 정착을 위해 제도 운영계획, 인증분담금 수납, 인센티브 부여, 사후관리 등을 망라한 사업계획을 수립한 뒤 시행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조합은 인증제 참가 선도 기업을 발굴해 인증협약(MOU)을 체결하고, 재활용의무이행 인증 시범사업도 벌입니다. 시범사업을 통해 운영성과 평가 등을 마친 뒤, 제도가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겠습니다.

재활용과 회수 의무를 다한 의무 생산자에게 부여되는 인증마크를 통해 업체의 브랜드와 제품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방안도 모색 중입니다. 또한 유통지원센터와 함께 포장재 회수·선별 재활용 기법과 체계를 향상시키는 노력도 기울이겠습니다. 아울러 국내외 수범사례를 발굴 전파함으로써 재활용 시장의 외연도 확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포장재 재질·구조 개선사업은 어떤 내용인가요?
-이 사업은 재활용의무대상인 신규 출시 제품이나 기존 포장재 중 재질·구조 개선을 통해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입니다. 평가심의위원회가 구성되고 평가매뉴얼, 인센티브 부여방안 등 세부 사업추진 계획을 빠른 시일 내에 수립해서 시행할 계획입니다.

재질·구조개선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강화하고, 행정절차 밀착지원, 자가평가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보급할 방침입니다. 우수사례는 언론에 적극 홍보하고, 친환경대전이나 포장기자재전 등 굵직한 전시회 참가도 지원하게 됩니다.

■회원사들을 위한 대책으로 어떤 것을 꼽을 수 있는지요?
-생산자책임재활용(EPR) 대상 품목과 관련한 정보를 상시 조사하고, 개별방문, 지역순회교육, 홍보 등을 통해 공제회원 가입을 적극 유도·지원할 계획입니다. 가입 대상임에도 이를 간과해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행 법에는 공제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의무생산자가 재활용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조합에 납부하는 분담금의 2~8배의 부과금을 물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의무생산자의 기본정보 외에 회원 가입과 탈퇴, 포장재의 출고량과 의무량, 분담금 부과·납부통계 등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도 보완할 예정입니다. 회원사들이 재활용 이행 의무를 원활하게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협력방안도 모색하게 됩니다. 특히 포장재 폐기물의 분리 배출과 회수 촉진을 위한 대국민 홍보와 분리 배출 수범 공동주택단지나 유공자·기관에 대한 포상 범위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과 각오를 밝혀주십시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공제조합의 구성원들과 함께 창의적인 혁신 노력으로 국민과 기업에 유익하고, 재활용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습니다. 특히 의무 생산자와 재활용사업자의 고충과 애로점을 충실히 듣고, 잘못된 점은 개선·보완해서 EPR제도가 보다 성숙하게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진석 이사장 프로필>

▲학력사항
- 육군사관학교 기계공학과 학사
- 단국대학교 대학원 환경조경학과 석사
 
▲주요경력
- 2008.2 환경부장관 비서관
- 2008.3 원주지방환경청장
- 2010.1 환경부 대변인
- 2011.1 금강유역환경청장
- 2012.1 환경부 상하수도 정책관
- 2012.11 한강유역환경청장
- 2013.5 새누리당 환경노동위원회 수석전문위원(환경)
- 2014.1 (사)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실장
- 2014.12 (사)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이사장

▲수상경력
- 2007.5 근정 포장
- 2013.12 홍조근정훈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