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술로 생각하기 안산상록학원

“앗! 이건 어떤 용도인가요? 미술학원인데 샤워실이 있네요” 안산시 본오동에 위치한 ‘미술로 생각하기 안산상록학원’에 들어서니, 수영장에서나 봄직한 여러 개의 샤워시설이 눈에 뜨인다. 눈높이를 낮추고 앙증맞은 크기만 다를 뿐, 분명한 샤워시설임이 틀림없다.

“저희 아이들이 미술활동을 하고나서 샤워를 하는 곳입니다” 의아해하는 방문객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답하는 이남경 대표의 말이다.

무슨 활동이기에 ‘샤워’를 할까?... 궁금증이 더하여 이 대표의 말에 귀를 쫑긋 세우게 된다. 그런데 이어지는 말인 “사람에게는 8가지 지능이 있는데, 저희들은 미술활동을 통하여 그 8가지 지능을 골고루 조화롭게 발전시키고 있습니다”라는 말에 또 한 번 놀란다. 기껏해야 IQ, EQ 등, 낯익은 몇몇 용어만 알고 있는 문외한에게는, 지능의 종류가 8가지가 된다는 말이 신기하기만 하다.

이 대표가 미술을 통해 아이들과 즐거운 동행을 한 것은 8년 전. 지금은 꽤 인지도 있는 퍼포먼스 놀이미술 전문브랜드로 성장한 ‘미술로 생각하기’의 교사생활이, 이곳 아이들과 이 대표의 첫 인연이었다. 프로그램 너무 좋고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 생각해 결정한 것이 교사에서 '학원경영자'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흔히 알고 있는 미술학원의 교과과정이 ‘그리기’와 ‘만들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에 반해, ‘미술로 생각하기’는 커리큘럼 자체가 많이 다르다. 즉, 기본적인 미술활동 이외에도 차별화되고 창의적인 미술활동, 과학적인 실험과, 요리수업까지 다양하게 이루어지는데, 모든 교과과정은 아이들의 연령에 맞춘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다중지능. 자연지능, 자기성찰지능, 언어영역, 논리수학영역, 자연지능, 자기성찰지능, 인간친화지능 이 8가지 지능이 골고루 발달된다는 이 대표의 설명은, ‘미술로 생각하기’라는 상호에 담긴 의미를 충분히 엿볼 수 있게 해준다.

▲ 미술로 생각하기 안산상록학원

요즘은 IQ검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8가지 지능이 골고루 분포돼 있는지를 본다는 이 대표의 말처럼, 이곳 ‘미술로 생각하기’는 ‘다중지능연구소’와 협약을 맺어 아이들의 지능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실제로 이곳에서 제시하는 프로그램에 오랫동안 참여한 아이들은, 8가지 지능이 놀라울 정도로 골고루 분포돼 있다.

검사를 통해 얻어진 이러한 결과물들은 아이들의 자기개발과 향후 진로를 결정하는 데도 좋은 자료로 사용된다고 하니, 평소 IQ뿐만 아니라 다중지능에 관심 있는 학부모라면 한번 쯤 눈을 돌려 볼만하다.

요즘 아이들에게 가장 결여된 지능이 무언인가라는 질문에 이 대표는 주저 않고 ‘사회성 부족’을 꼽는다. 이 같은 현상은 미술활동에 있어 ‘뭔가를 잘 만지지 못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저희 원에서 실시하는 활동은 손으로 많이 만지고 체험하는 놀이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놀이터도 활성화되지 않고 있고, 어머니들도 아이들이 모레를 만지는 것을 싫어하다보니 전반적으로 뭔가를 만지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아졌고, 그러다보니 ‘자극’이 너무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게 뭐 그리 대단한 문제일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만지는 것을 잘 못해서 자극이 없는 아이들은 또래와 어울리며 적응하는 ‘사회성’도 떨어진다는 게 이 대표의 말이다. ‘만지는 것’에 거부감이 있는 아이들은 낯가림이 있어 사회성이 떨어지지만, 일단 이곳에서 미술활동을 꾸준히 하다보면 성격도 활달해지고 많이 바뀌게 되어, 어린이집이나 다른 교육기관에 보내기 전에, 일부러 ‘미술로 생각하기’의 활동을 통해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주는 학부모도 많다.

8년 간 ‘미술로 생각하기’에 몸담아 오다보니, 그가 맡은 아이들 중에는 20개월부터 시작해 초등학교 2학년까지 가르쳐 온 경험도 있다. 이론적인 것이 아닌, 어찌 보면 ‘살아있는 모델’을 대해 온 것인데, 지능검사상의 결과뿐만 아니라, 아이의 발전상을 눈으로 확연히 알 수가 있어, ‘미술로 생각하기’의 커리큘럼에 대한 이 대표의 확신은 더욱 분명하다.

“그 친구들이 커서 졸업도 하게 되고, 저희가 프로그램이 끝나서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게 되었을 때는 어찌나 서운한지 울기도 하고, 그 중에 한 아이는 뭔가 묻히는 것을 싫어하는 친구였는데, 나중에는 ‘미술로 생각하기’가 제일 재미있다고 말해줄 때, 그럴 때가 정말 감동스럽고 제일 보람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그리기 위주’의 미술교육은 아이들의 ‘고정관념’을 조금 빨리 앞당기게 된다고 그는 조언한다. 물론 아이들의 성별에 따라, 타고난 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생각이 조금 빨리 닫혀서 그림을 그리는 공식이 굳어진다는 게 이 대표의 말이다.

하지만 다양한 재료를 만지고, 주무르고, 던지고, 접는 등의 자유로운 표현을 마음껏 하는 사이에, 아이들의 생각이 깨이고 고정관념이 형성되는 시기는 늦춰진다. 참고적으로, 고정관념은 여아의 경우 7세~8세, 남아는 그에 비해 조금 더 늦은 시기에 오는데, 아이들뿐만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성인들의 고정관념 역시 ‘깨뜨려야만’ 창의력이 발휘된다는 것이 사회 전반적인 통념이다.

▲ 미술로 생각하기 안산상록학원

기존의 미술학원에서 실시하는 그리기와 만들기 외에, ‘미술로 생각하기’의 활동은 ‘학습’이라기보다는 ‘놀이’에 가깝다. 아이들은 다양한 물체를 물감에 적셔 벽이나 천정에 던져보거나, 물감을 넣은 물에 빨아도 보면서 어떤 형태가 나오는지를 관찰한다. 또 여러 가지 물체를 만져도 보고, 부셔도 보고, 던져도 보고, 주물러도 보아 다양한 재료에 대한 탐색을 즐긴다. 때로는 비닐을 깐 바닥에다 진흙을 개어 갯벌을 만들고 맨발로 친구들과 함께 갯벌놀이를 하는가 하면, 액션페인팅을 바닥에 뿌리며 ‘난리부르스’를 떨다보면 발과 얼굴은 물론 속옷까지 흠뻑 젓는다. 어차피 준비해 간 여벌옷을 입고 하는 놀이이니 물감이 묻어도, 옷을 버려도 상관이 없다. 학교와 학원, 가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들은 마음껏 소리를 지르며 선생님과 신명나게 논다.

“그래서 저희들은 ‘학원에서 배운다’라는 표현을 안 쓰고 ‘미술놀이터에서 논다’라고 말합니다. 이런 맛과 매력 때문에 이곳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이는 이남경 대표의 미소가 아이를 닮은 듯 해 맑기만 하다.

무엇을 가지고 교육하면 어떠랴. 어른들의 고정관념에 아이들을 가두는 교육이 아닌, 서로 어울려 상생하며 아이들이 가진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는 ‘바른교육’을, ‘미술로 생각하기 안산상록학원’을 통해 꿈꿔본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