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조진수 기자] 신세계그룹이 27일 금호산업 인수전을 포기한다고 전달하면서 금호사업 인수전이 사실상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과 호반건설 2파전으로 압축돼는 양상이다.

신세계그룹은 앞서 지난 25일 금호산업의 계열사인 금호터미널에 광주신세계가 입점해 있어 영업권 방어 차원에서 금호산업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밝힌 경쟁 업체를 롯데그룹으로 해석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처음부터 인수 의사가 있었던 게 아니라 롯데그룹의 참여를 견제하기 위해 인수의향서를 냈다가 롯데그룹 측의 불참을 확인하고 생각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전의 최대어로 꼽히던 신세계가 빠지면서 금호고속 대주주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이하 IBK펀드), 자베즈파트너스, MBK파트너스, IMM이 남아있다. 그 중에서 단연 주목받는 곳이 시공능력평가 15위인 호반건설이다.

지난 2013년 호반건설 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이 회사의 이익 잉여금은 6000억원에 달한다. 호반건설이 그동안 무차입 경영을 유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산술적으로 당장 6000억원은 동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호반건설이 보유한 잔여금을 감안하면 최대 8000억원을 동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자금력을 갖춘 호반건설이 인수의향서에 우량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금을 동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호반건설은 몇 개 업체와 협상을 타진하고 있는 중으로 컨소시엄 구성이 완료되면 더 막강한 자금력을 갖추게 된다.

더구나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호반건설이 우량 기업과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박 회장으로서는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호반건설이 자금동원력에서는 박 회장을 압도한다.

반면 투자은행(IB)업계는 금호산업 인수의사를 내비친 사모펀드에 대형 기업이 전략적 투자자로 합세한다는 조짐은 아직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산업 채권단이 인수후보자들에 대한 적격성 심사 항목에 실제 경영 의지를 포함시켰기 때문에 사모펀드가 전략적투자자 없이 금호산업을 단독으로 인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표면적으로 금호산업 인수전이 3파전 양상을 띄고 있지만 실제로는 박 회장과 호반건설의 경쟁으로 압축된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금호산업 인수전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호반건설의 본입찰 참여 여부로 모아질 수 밖에 없다. 현재까지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금호산업 인수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지난해부터 금호산업 주식을 사들여 20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거뒀고, 현재 보유 지분도 상당해 인수 흥행에 따라 추가적인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는 무형의 이득도 챙기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표면적으로는 금호산업의 토목 등 건설부문 시너지를 고려해 인수전에 참여한다고 밝혔지만 김 회장의 의중엔 아시아나항공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수에 실패하더라도 금전적으로 손해 볼 게 없어 본 입찰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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