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 인터넷뉴스팀] 교육그룹 재능학원재단이 58년 역사의 '대헌공업고등학교' 교명을 '재능 유비쿼터스 고등학교'로 전격 변경하면서 재단측과 졸업생이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1997년 대헌학원을 학교법인 재능학원(이사장 박성훈)이 인수한 뒤 이달 초 재능유비쿼터스고교로 변경하자 이 학교 졸업생들이 58년 전통과 역사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선 것.    

20일 대헌공고 동문회, 재능재단, 졸업생, 일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재능재단은 지난 3월 1일 대헌공고 교명을 재능유비쿼터스(가칭)로 변경했다.

◇ 재단측 "구성원 의견수렴 절차 거쳐" = 재단측이 교명을 변경한 이유는 ▲동일법인 및 동일캠퍼스내에서 소속감 및 동질감 강화 ▲전문계고의 위기와 특성화고등학교로의 운영시작 등 경쟁력 제고를 위한 것이다. 재단측은 학부모와 교직원, 재학생 등의 동의절차도 거쳤다는 설명이다.

특히 교명변경에 반대해온 총동문회의 동의도 받아냈다는 것이다.

그동안 역대 총동문회는 재능학원이 대헌학원을 인수한 직후인 1998년 교명변경에 강하게 반대해 올해까지 교명을 그대로 유지하는데 절대적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현 총동문회장 등은 입장을 바꿔 지난해 12월 재능학원측의 교명변경 동의여부를 묻는 질의에 찬성한다는 회신을 해 재단측이 교명변경에 힘을 실어줬다는 것이다.

찬성 이유와 관련 "시대도 바뀌고 10여년 만에 U-city(유비쿼터스) 특성화고로 지정된 만큼 그에 맞게 변화할 필요가 있어서 일부 반대도 있지만 동의해준 것"이라는 게 동문회측 설명이다.



◇ 졸업생 "의견수렴 없이 58년 역사 일방변경" = 이와관련 대다수 졸업생들은 의견 수렴도 제대로 하지 않고 학교측이 속전속결식으로 충분한 의견수렴없이 일방적으로 교명을 변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대위는 58년 역사의 교명을 어떻게 반년여만에 재단의 이름으로 바꿀 수 있느냐며 육영사업을 기업논리로만 결정하는 것은 교육사업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이 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총동문회와는 별개로 '교명변경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교명변경에 대한 부당성과 절차상 부당성을 규명해 교명변경을 원상회복시키겠다며 벼르고 있다.

비대위는 동문들을 상대로 교명변경 서명운동 지속과 함께 절차상 문제점이 드러나는 대로 원인무효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 교명변경 반대 서명운동 항의 후폭풍 예상 =  비대위의 한 관계자는 "지역사회에서 반세기 이상 지역과 국가 발전의 주춧돌 역할을 해온 동량을 배출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해온 대헌공고 교명을 동문회장 등 극소수의 동의을 얻어 변경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 사이에서도 교명변경을 하더라도 대헌이라는 이름을 살릴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학생 학부모는 "교명을 바꾸려면 대헌유비쿼터스라고 해도 되는데 왜 굳이 재능유비쿼터스로 해 역사와 선후배를 단절시키려는 지 재능학원이 최소한의 양심과 도덕성을 지키기는 커녕 학교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것 아닌 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인천시교육청에 지난 2월 25일 교명변경반대 탄원서를 제출한데 이어 지난 3일 교명변경 현판식이 열리던 대헌공고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전개했다.

비대위는 앞으로 현 동문회장 사퇴 촉구 및 재단 항의방문, 릴레이 1인 시위 등 다양한 투쟁을 전개할 방침이다. 

대헌공고는 1954년 6월 인천무선고등학교로 설립돼 1969년 대헌공업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하며 58년 역사를 이어오며 2010년 7월 U-city 특성화고등학교로 지정됐다.

교명변경으로 대헌공고 시대의 마지막 졸업생이 된 올해 2월 55회 졸업생까지 총 2만 2173명의 동문을 배출했다.

재능교육은 1997년 박성훈 대표가 재단이사장으로 취임한 뒤 이듬해인 1998년 재능학원으로 법인명을 변경했다. 
 
재능학원은 학습지 교사 해고 논란을 빚으며 사회문제화된 재능교육을 중심으로 한 재능그룹이 모태로 학교운영과 문화 방송사업 등 사업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재능학원은 재단 산하에 대헌공업전문대와 대헌중, 대헌유치원을 두고 있으나 이후 순차적으로 재능대학, 재능중학교, 재능유치원으로 이름을 바꿔왔다.

교육계에서는 재능학원이 교명변경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기 위한 노력을 하려면 졸업생과 학부모들의 절대적인 공감을 얻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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