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 김성희기자] 유독 한국과 인연이 깊은 자국어 도메인과 관련 ‘한글.한국’도메인이 나오기까지의 역사를 짚어보자.

‘자국어.자국어’ 형태의 국가 최상위도메인(한글.한국) 도입은 지난 2000년 6월 자국어도메인에 대한 세계 최초 컨소시엄인 MINC(Multilingual Internet Names Consortium)가 설립된 후, 10년이 지난 2009년 서울에서 열린 제36차 ICANN 정례회의에서 결정됐다.

1999년 당시 한국의 무명기업 IBI(현 넷피아)가 APRICOT(Asia Pacific Regional Internet Conference on Operational Technologies) 싱가폴에서 세계 최초로 키워드형 자국어인터넷주소를 선보인 후 1년 만에 자국어도메인 컨소시엄이 결성됐고, 이후 10년 만에 국제인터넷주소 관리 기구인 ICANN에서 자국어 도메인 도입을 결정한 것.

2000년 2월, 한국에서 개최된 제7회 APTLD포럼 (Asia Pacific Top-Level Domain) 과 APRICOT 2000 행사는 주요 의제로 자국어 등록 가능한 인터넷 주소 'Multilingual Names'를 다뤘다.

중국 CNNIC의 c-DNS, 대만 TWNIC의 TH.URL, 싱가폴의 iDNS 등은 기존의 도메인 체계를 따르는 Multilingual DNS(예:청와대.정부.한국) 위주로 기술발표를 했고, 한국에서는 넷피아가 Multilingual DNS 뿐만 아니라 키워드방식(예:청와대)이 모두 가능한 ngDNS(New Generation Domain Name System)를 발표했다.
 
APTLD 포럼에서 중국, 대만, 일본의 관계자들은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싱가폴의 iDNS 대신 자국 내에서는 자국에서 개발한 Multilingual DNS 시스템을 도입을 하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표명했으며,
 
특히 자국의 이익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자국어 도메인 서비스의 루트서버(Root Server) 운영안에 대해서는 Centralized Root Server를 두자는 싱가폴측의 제안과 각 국가에서 자국의 Root Server를 관리하는 방식인 중국측의 분산형 제안을 놓고 열띤 논쟁이 있었다.

결국, 참석자들은 Multilingual DNS 방식과 키워드 방식을 모두 포함하는 Multilingual Internet Names 협의를 위해 각국 NIC(Network Information Center) 관계자들과 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컨소시엄 구성을 합의했고,

2000년 6월 인터넷 도메인 관련 학자, 기술전문가, 기업, 기관 등이 중심이 돼 MINC(Multilingual Internet Names Consortium)라는 다국어인터넷네임에 관한 컨소시엄이 발족됐다.
 
MINC는 비영어권 국가들의 도메인에 관한 정보 교류 및 미국 중심의 도메인 정책수립에서 비영어권 국가들의 발언권을 높이며 보다 폭 넓은 인터넷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자국어 도메인 체제를 연구, 발전시켜가자는 취지로 발족됐으며, 한국에서는 KRNIC(현 한국인터넷진흥원)과 넷피아의 이판정 대표가 MINC의 설립멤버로 참여했다.

이후 다국어 도메인 도입을 위해 넷피아의 자국어인터넷주소, 싱가폴의 iDNS 등의 솔루션이 IETF에서 워킹그룹이 생성돼 논의가 이뤄졌고, 2004년 퓨니코드 방식의 다국어도메인(한글.com)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한글.com’과 같은 형태의 도메인이 도입되기도 했으나, 자국어와 영문을 혼용해서 사용해야 하고, 플러그인을 설치해야만 하는 불편함과 여전히 비영어권 국가의 인터넷 사용 활성화와 정보격차 해소에 문제점이 있어, ‘다국어.다국어’ 형태의 도메인 도입에 관한 논의는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

한편, 넷피아가 발표한 키워드형 자국어인터넷주소(Native Language Internet Address, NLIA)는 2004년 10월 개최된 ITU-T 세계 통신표준총회(WTSA)에서 당시 ITU-T 의장인 Mr. Houlin Zhao와 COM4의 위원장 Mr. Richard Hill로부터 자국어인터넷주소를 ITU 표준으로 추진하자는 제안을 공식적으로 받았고,
 
그 해 11월에는 UN산하 WGIG(인터넷정책위원회 : Working Group on Internet Governance)에 넷피아 천강식 상무가 한국 대표 위원으로 선정되는 등 자국어인터넷주소는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다.

2005년 11월에는 튀니지아에서 개최된 UN주관 WSIS(World Summit on Information Society)에서 자국어인터넷주소 컨소시엄(NLIC : Native Language Internet Consortium)이 정식으로 발족됐다.
 
프랑스, 방글라데시, 가나, 미국, 튀니지아, 네팔, 터키, 한국 등 8개국에서 11명의 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발족된 자국어인터넷주소 컨소시엄은 UN, ITU, UNESCO등의 기존 기구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ITU와는 컨소시엄 구성 이전부터 이미 협력 논의를 해왔다.

인터넷주소는 보다 많은 이용자들이 사용하기 편리한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IP주소에서 영문도메인으로, 영문도메인에서 자국어 도메인으로 발전해가고 있는 것.
 
한국은 비영어권 국가의 인터넷 사용 활성화와 전세계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한 자국어 도메인 도입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민간에서는 미래형 인터넷주소에 가장 근접했다고 할 수 있는 자국어인터넷주소를 넷피아가 전세계에 보급해가고 있으며, 정부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인터넷주소자원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시대 흐름을 반영하고 법과 제도적 측면에 있어서 한발 앞서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이 최초로 도메인을 만들어 현재의 인터넷을 주도하고 있듯, 대한민국에서 만든 키워드형 자국어인터넷주소의 기술과 법, 제도가 전세계에 보급될 날이 멀지 않았다.
ksh@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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