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르는 일이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대해 박희태 국회의장이 모르쇠로 나왔지만 검찰은 박 의장을 조사하기로 방침을 굳혔다.

그러나 설연휴 이후에야 박 의장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설연휴 민심을 걱정하는 한나라당은 속이 타고 있다.

검찰은 박 의장은 돈 봉투 사건을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공식 선거 사무실 바로 아래층의 별도 사무실에서 금품이 살포된 정황이 명확한데, 이를 몰랐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입장다.

검찰은 박 의장에 대한 본격 조사에 앞서 금품 살포에 개입한 정황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우선 2천만 원을 돈을 뿌린 혐의로 구속된 안병용 당협위원장을 상대로 박 의장의 지시나 개입이 있었는지 추궁하고 있다.

또 별도 사무실 비용의 출처를 추적하는 한편, 당시 같은 친이계 후보였던 공성진 전 의원의 보좌관 김모씨도 불러, 양캠프 사이 자금 거래 여부 등도 확인했다.

검찰은 조정만 정책수석 등 최측근을 먼저 부른 뒤 박 의장에 대한 조사로 나아갈 예정이다.

박희태 의장에 대한 조사는 설 연휴 이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의장이 의장직에서 물러날 경우 검찰청사로 불러 직접 조사할 수도 있지만, 끝내 의장직을 유지하면 삼부 요인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하거나 서면 조사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한편 한나라당의 속앓이는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박 의장이 돈봉투 관련 의혹을 부인하는 데다 검찰 수사 역시 급진전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사건 해결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가 장기화될수록 악화될 대로 악화된 민심이 설 연휴 이후로 이어지면서 더욱 곤궁한 지경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박 의장을 향해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줄 것을 촉구하며 압박하고 나섰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검찰 수사가 장기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조속히 실체가 규명될 수 있도록 관련자들은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문제인 만큼 여야 원내대표가 만나 조속히 해결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사실상 박 의장의 결단을 압박한 것이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박 의장께서 국민이 납득할 만한 일을 하시지 않겠느냐."면서 "의장직이 서너 달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본인은 (돈봉투 사건을)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니 며칠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권영세 사무총장도 "기자회견 내용이 미흡하다."면서 "박 의장께서 경륜에 걸맞은 결단을 조속히 해 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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